한국인으로서 부끄러웠던 김치,
이젠 전통음식 보호해야 할 때
아들 친구가 중국식품점에서 한국
식품들을 봤다기에 반신반의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너희가 한국 식품을
알아볼 수 있을까. 중국 식품이나 태국
식품을 보고 한국 식품이라고 하겠지.
하지만 내심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중국식품점을 찾았다. 요즘 네덜란드
중국식품점에서도 한국 식품을 더러
볼 수 있기에.
식품점엔 과연 한국 라면과 김치, 구운 김 등이 있었다. 호기심에 병에
담긴 김치와 캔 김치를 샀다. 어지간한 한국주부라면 김치야 직접 만들
겠지만 매일 김치를 먹지 않는 우리 집에선 맛만 괜찮다면 가끔 김치를
사 먹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에.
저녁 식사 때 오랜만에 김치가 있다고 가족에게 자랑했다. 한데 자랑
하려고 산 김치는 김치라기보다는 배추와 소금 맛뿐이다. 아니 김치라는
단어가 부끄러울 정도의 정체불명 음식이었다. 캔 김치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병 김치는 독일에서 만든 옛 김치맛의 김치라고 분명히 적혀있었다.
내가 간 중국식품점 소비자는 100% 이곳 사람들이다. 나는 산 정체불명의
김치를 내버리는 그뿐이다. 하나 이곳에서 김치를 구매한 네덜란드인은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이 김치를 맛보고 무슨 말을 했을까? 겨우 소금
덩어리로 묻힌 배추 혹은 캔에 들어있던 삶은 배추 같았던 김치를 한국인이
자랑하는 전통음식이냐고 되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는 미국잡지 헬스에 세계 건강식품 베스트 5에 선정된 건강식품이며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식이다. 내가 산 김치에 의심이 가는 것은 이 김치가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져 메이드 인 코리아란 딱지만 붙여진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요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니.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는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김치가 서구인의 건강식품으로
부상하는 이 시점 특허문제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 번 소비자에게 불신임받은 제품이 다시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기에는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의심한 게 사실이 아니고 정말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된 김치라면 더욱 민망스럽다. 국가 이미지조차 생각지 않고 한국대표
음식을 이런 식으로 수출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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