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이 반가운 네덜란드 대학생
한국을 갈 때마다 아는 이나 친척 자녀의
취업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 부모
로서 결혼만큼 중요한 게 자녀의 취업인
것 같다. 알고 보면 네덜란드 부모도 자식에
대한 염려는 한국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식이 건강하고 원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부모로서 더 바랄 게 뭐가 있겠는가.
네덜란드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휴학계를 내거나 졸업을 미루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빨리 졸업하고 싶은 게 네덜란드 대학생의 심정이다. 하나
우리나라 대학생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며칠 전에도 한국 대학생의 고충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이중 고통을 말하는 것이
었다. 사회가 원하는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취업의 문은 너무 높고 취업
문제로 졸업을 미루자니 또 다른 고충이 뒤따르고. 물론 이 문제는 수요
보다는 공급이 많은 우리나라 대학과 대졸출신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
어지지 않는 한 없어지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미지출처: wageningenur.nl
네덜란드 대학생이 일정 기간 내 졸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는 정해진 기간
내 졸업하지 못하면 정부지원이 중단되며 교통비마저 자비로 충당해야
하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네덜란드 대학생이 졸업을 기다리는
이유는 이런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다.
어차피 대졸의 취업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니 설령 졸업 후 금방 직장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느긋하게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곳을 장기간 여행한다거나 하고 싶은 취미생활 하다못해 아르바이트
하면서 기다린다. 그들의 기다림은 한국 대학생이 가지는 초조한 기다림이
아니라 여유로운 기다림이다.
졸업을 앞둔 두 나라 대학생의 모습은 판이하다. 어떤 나라 대학생의 졸업은
즐겁고 희망찬 모습이며 다른 나라 대학생의 모습은 두렵고 불확실한 미래에
또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린 모습이다. 대학졸업이 즐거운 일로
변해야 하는 데는 우리나라 교육계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졸업이 네덜란드 대학생의 모습으로 변하기에는 많은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두려운 졸업과 즐거운 졸업 중 선택을 하라면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고 반가운 졸업을 원할 것이기에 희망은 있다. 누군가가 지독히
원하면 사회는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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