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기슭에 서 있던 금산사
한국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전주.
전주를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제 금산사와
아름다운 능선으로 유명한 모악산을 가고자
함이었다. 이곳의 벚꽃과 가을 단풍이 필 무렵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는 금산사는 추운 날씨로
모악산 벚꽃축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벚꽃은 피어
있지 않았다. 너무 일찍 이곳을 방문한 것 같았다.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해보다 날씨가 추워서 그랬던지 이곳에 오면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내가 금산사를 방문한 날은 마침 벚꽃축제가 있던
날인데도 축제를 보고자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만 보일뿐 거리 어느 곳에도 벚꽃은
피어있지 않았다,
벚꽃은 없었지만, 석가탄신일이 다가오는지라 절에 걸려 있는 연등으로 마음을 달래며
이곳에 단풍이 피면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기에 사진애호가들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소문이
나 있을까 상상하며 절을 찾는다.
금산사에 가는 길에 절 입구에서 그림 그리는 학생들을 만났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야외
수업도 꽤 많이 있는 것 같다. 모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무, 돌 그리고 흐르는 물을.
아이들은 mp3 플레이어로 노래를 들으며 걸어가는 내 모습이 조금 이상한가 보다. 아줌만데
mp3 플레이어로 노래를 듣는다는 게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그중 한 학생이 묻는다. 듣는
노래가 무엇이냐고. 내가 듣고 있던 노래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분명히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내 모습이 좋은지 듣는 노래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다. 그래 호기심은 좋은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 다 좋은 모습이 아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의사와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것에 관심을 둔다는 것 정말 너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금산사 길목에 너희가 있었기에 금산사가 더 빛나게 보였다. 순수한 너희의 모습에 벚꽃 없는
금산사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게다.
- 2011년 한국여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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