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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08 하늘 억새길, 가슴을 설레게 하는 길 (13)
  2. 2012.11.01 한국인은 아직도 인간애를 버리지 않았다. (11)


[아름다운 한국] 산 하늘 억새길


가을에는 단풍이 있어 가을이다. 그래서 단풍 있는 

가을의 길은 낭만적이다. 그러나  가을이 있는 곳에 

단풍만 있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틀렸다. 가을이 

있는 곳엔 은빛 물결의 억새가 있고 그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가 있어 가을은 한층 아름답고 

낭만적인 계절이 되었다.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연상하면 항상 단풍이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이제 울긋불긋한 단풍도 단풍이지만 

바람에 출렁이는 은빛 물결을 만드는 억새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가을이 있는 곳이라면 역시 한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울산 하늘억새길은 억새는 평평한 땅에만 있는 것으로 상상해온 내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한다. 하늘을 닿을 듯 수없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 옆으로 무수한 억새가 

피어있는 울산 하늘억새길은 걷는 동안 내 가슴을 기쁨으로 가득하게 한다. 설렘과 

낭만 그리고 가을을 더 사랑하게 하는 이 아름다운 억새는 내가 가을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요소가 돼버렸다.


하늘억새길을 걸으면 나는 완전히 자연과 동화되어 나도 한 포기의 억새가 된 듯 같이 

바람에 출렁인다. 멋진 단풍이 있는 한국,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 이것이 있어 올해 

한국에서 보낸 가을이 한층 멋있고 감동적인 계절이 되었다.







이 계단 어디쯤에 드라마 메이퀸에 나왔던 억새가 있는데 그곳이 어딘지.




하늘억새길이 있는 간월산의 간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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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나를 감동하게 한 세 명의 산악인

 

내 고향은 경남의 알프스라는 산들이 있고 한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울산이다. 내가 이곳에 살던 

때는 지금처럼 산들이 유명하지도 1,000미터가 

넘는 산에 핀 억새를 구경하고자 관광객이 찾아오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에서 봄에는 

철쭉꽃을 가을에는 울산주변 7개의 산에 핀 단풍과 

억새로 은빛 들판을 이루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로 

주말은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 되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들 하지. 내가 태어나고 성장기를 

보낸 이곳을 나는 잘 모른다. 아니 예전엔 많이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변해 버린 이곳을 잘 알지 못한다.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하면서 

나는 내 고향 알기를 거부하고 다른 지역 여행에만 몰두했다. 그러나 올해는 내 여행계획을 좀 

다르게 세웠다. 내가 태어나고 성장한 이곳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다른 이들이 찾는 울산 관광지를 

찾아 나섰다.


신불사는 울산 7개의 명산 중 하나로 산 높이가 1,159m. 일출로 유명한 간월재가 있는 간월산

처럼 신성한 땅, 신령의 산으로 불리며 가을이면 억새평원으로 사진작가의 발길이 끓이지 않는 

신불사를 등산 초보인 내가 찾아 나섰다. 실지로 나는 등산보다는 사람들의 찬사가 끓이지 않는 

억새평원을 더 마음에 두고 있었다. 억새는 울산 태화강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강 옆에 핀 

억새보다는 이곳 억새가 훨씬 운치 있고 산에 핀 억새라 한 번은 봐야 한다고 하도 친구가 권하는 

바람에 이곳을 갔다


산보다는 바다를 좋아하고 등산이라고는 제대로 한 적이 없는 내가 과연 천 미터가 넘는 산에 

올라가서 그곳에 핀 억새를 볼 수 있을까? 아무튼, 나는 산을 향해 올라갔다. 등산화도 신지 않은 

채 그냥 가는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아니나 다를까 등산로가 꽤 가파르다. 내가 올라간 등산로

보다 쉬운 길도 있었지만, 지도를 보니 거리가 거의 두 배라 빠른 길을 택한 것이 잘못인 것 같았다

한참을 올라가다 마침 나와 같은 등산로로 등산하는 부부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생각 

끝에 그만 산에서 내려가겠다고 했다. 가파른 곳을 오르니 숨도 차고 등산화가 아니라 등산로에 

깔린 낙엽들이 생각보단 내겐 무척 미끄럽다. 간밤에 비가 와서 더 그런 것 같은데 이대로 가다가는 

오지도 가지도 못할 것 같아 같이 산을 오르던 부부를 뒤에 두고 하산을 시작했다. 근데 아직 절반도 

오르지 못하고 포기한 채 내려가는 나를 보던 어떤 분이 말을 건넨다.

 

"등산화 신지 않아도 산에 올라가는데 그리 위험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시면 안 되죠?"


라고. 그분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산을 포기하면 나는 다시는 사람들이 칭송하는 

명산도 억새평원도 못 볼 것 같은데 어쩌지. 결국 "저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라는 울산 어느 산악회에 

몸을 담고 계시다는 그분만 믿고 다시 산에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갔는데 아까 하산한다고 작별했던 

그 부부등산인을 다시 만났다그러잖아도 날 하산하게 한 게 자신들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후회하고 

있었다며 무척 반긴다. 이제부터 자기들이 내 옆에 있겠노라며.



날 신불사 정상까지 올라가게 한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 부부



로프에 몸을 맡기고 바위를 올라가야 하는데 내가 다 오를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며 나를 격려하던 참으로 고마운 분.


하루 만에 내게 세 명의 프로 산악인 친구가 생겼다. 내가 천천히 걸으면 그분들도 천천히 산을 오르고 

내가 숨을 헐떡이면 날 기다려주던 신불사에서 만난 세 명의 산악인. 가지고 온 과일도 나눠 먹고 휴게실

에서 비록 컵라면이지만 같이 먹으며 인생사 이야기하면서 느낀 게 아직 한국에는 인간애 넘치는 사람

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일에 감동하고 산다는 것이다.


내게 도움을 줬던 그분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셨으리라.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 나눈 채 헤어진 

게 조금 섭섭하지만 세 명의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으로 나는 알았다. 우리는 아직도 인간애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인은 정이 많은 민족, 인간미 넘치는 민족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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