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사랑을 찾아서 1부
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오고 있다. 세상이 온통
하얗다. 눈 오는 모습을 보니 역시 12월은 눈이
와야 제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 자주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영화제목만 들어도 가슴을 뛰게 하는 영화들. 영화
제목만 들어도 영화애호가들이 감탄사를 터뜨릴
명작 영화들. 소개하는 영화들은 젊은 세대는 잘
모르거나 들은 적이 없는 영화도 있을 것이다. 하나
이 명작 영화들은 일생에 한 번은 봐야 하는 영화라
생각한다.
카사블랑카(Casablanca)
카사블랑카는 1942년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헝가리 태생 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커티즈 감독이 만든 흑백영화다. 당시 최고의 배우로 인기를 누리던 험프리 보가트, 카사
블랑카로 최대 인기 스타가 된 잉그리드 버그만과 폴 헨레이드가 출연했고 영화의 무대는
제 2차 세계대전. 영화는 “모두 릭의 카페에 온다/Everybody comes to Rick’s)는 소설을
토대로 만들었다.
나치군에게 점령된 파리와 전쟁을 피해 많은 사람은 마르세유를 통해 미국 이민행을 택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가난과 굶주림. 난민들의 종착역은 미국이 아닌 카사블랑카가
되고 만다. 이 카사블랑카에 리처드 블레인(릭, 험프리 보가트)는 카페를 운영한다. 파리에서
만나 사랑한 여인 일자 란드(잉그리드 버그만)을 잊지 못하는 그는 카사블랑카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난민을 돕는 일을 한다.
릭은 정치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취하지만, 실상 그는 파시즘을 반대하는 자로 비시정권이
주목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릭은 아직도 그가 잊지 못하는 연인 일자와 레지스탕스
지도자 빅터 라즐로 (폴 헨레이드)를 만난다. 빅터와 일자는 독일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행을
해야 했고 이 일에 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릭은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갈등에
빠지지만 결국 그는 일자와 빅터가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돕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끝맺음
평범한 로맨스 영화라면 주인공들의 애정 관계에만 영화의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카사블랑카는 시대의 배경과 세 남녀의 삼각관계를 잘 조화해 만든 작품이다.
영화 카사블랑카는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그리고 각색상을 수상했고 일자역의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사랑과 전쟁 그리고 파시즘이 주제가 된 영화는 사랑과
이데올로기에 갈등하는 릭의 정신세계를 그리며 영화를 만든 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화애호가
에게 절찬 받는 영화 중 하나다.
일다의 남편 빅터가 릭의 카페에서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는 장면.
관람객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동한 장면은 극 중 릭의 카페에서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는 장면 이다. 카페를 방문한 나치군이 부르던 “라인 강이 기다린다/Die wacht am Rhein.”에
대항해 카페에 있던 난민들과 주인공이 부르는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는 자유를 갈망하는
프랑스인이 비시정권, 나치군에 일격을 가한 것으로 영화를 본 관람객에게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장면이다.
사랑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된 사람만 하는 것일까? 누구나 사랑을 갈망하지만,
자신의 희생을 요구할 때 다수 사람은 주춤거린다. 인간의 이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주인공 릭과 같은 연인과의 만남을 우리는 갈망한다.
길(La Strada)
이탈리아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라 스트라다 일명 길이라고 알려진 영화는 1954년에 제작
되었다. 흔히 페데리코 펠리니를 두고 아방가르드 작가, 일러스트 작가, 드라마 작가라고 한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감독 중 한 사람인 페데리코 펠리니는 이탈리아의 또 한 명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와의 만남으로 감독의 길을 걷게 되고 그의 작품 라 스트라다 그리고 8 ½, 라 돌체비타(La
dolche vita) 같은 영화는 영화 역사상, 영화애호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명작 중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줄리에타 마시나와 안소니 퀸
라 스트라다의 줄거리는 난폭하고 잔인한 곡예사 잔파노(안소니 퀸)와 순진하다 못해 바보같은
제르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가 여행길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이끌어 간다. 잔파노는 제르소미나
에게 갖은 모욕과 폭력을 가하고 심지어 제르소미나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남자까지
살해한다.
슬픔을 견디지 못한 제르소미나는 결국 잔파노 곁을 떠나고 수년 뒤 잔파노는 제르소미나가 미쳐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그는 죄책감과 그제야 자신이 제르소미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끝맺음
줄거리만 보면 특별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영화다. 그러나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의 귀족사회, 자본가 계급, 보수적인 시골 사람의 위선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또한, 이런 사회에
비난을 던진다.
아주 오래전이다.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명동의 어느 다방을 가면 항상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라 돌체비타와 라 스트라다의 주제곡을 들려주었다. 오늘같이 눈 오는 날이면 가끔 그때 그 다방과 음악이
생각난다.
투박한 잔파노의 젤소미나에 대한 어둔한 사랑과 파리에서의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한 채 연인 일자를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는 릭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창밖으로 보이는 눈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칸소네
때문이기도 하지만 12월이 되면 이런 명작에 대한 지나친 애착 때문이리라.
**사진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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