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서


6.25전쟁을 두고 서구에서는 잊힌 전쟁, 20세기 일어난 전쟁 중 가장 참혹한 

전쟁이라고 한다. 정전 60주년을 맞이한 한국전쟁 그 참혹한 전쟁에 네덜란드 

군인 5,322명이 참여했다. 유엔의 깃발 아래. 이 전쟁에서 네덜란드 군인 

768명이 전사했거나 부상당했다.


한국전쟁 시 네덜란드 정부는 한국에 군인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 인도네시아 

독립을 위해 항거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을 제압하기 위해 보낸 군인들은 본토 

네덜란드인들의 지탄을 받았으며 따라서 군인들의 사기는 떨어질 때로 떨어

졌고 전쟁에도 지쳐있었다. 하나 한국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마샬플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압력으로 네덜란드는 20세기 가장 참혹한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아버지를 둔 파울 고메르스(Paul Gommers), 67)는 오늘도  

아버지가 겪었던 6.25 전쟁에 관한 기사를 열심히 찾고 있다. 1967년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그가 겪었던 한국전쟁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메르스 아버지뿐만 아니다. 살아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 

대부분 이 전쟁에 대해 언급을 회피한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한국전쟁

에서 무엇을 보고 겪었던 것일까.



이미지출처: Limburger.nl

헤이그 알렉산더 바라크에서 한국전쟁 참전군인을 검열하는 크룰스 장군


현재 고르메스씨는 한국전쟁 네덜란드 참전용사 협회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한국전쟁에 참전한 분들은 모두 나이가 들어 이분들의 이세들이 그들 대신 

홈페이지와 재정을 관리하고 있다.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도 6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 긴 세월 동안 고르메스씨는 아버지가 그토록 말하기 싫어했던 한국

전쟁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찾아 나섰다. 그는 알고 싶었다. 왜 아버지가 자신이 

참전했던 전쟁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지.


정전 60주년을 맞이한 오늘 그는 아버지가 남긴 몇 장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6.25동란을 생각한다. 변한 오늘의 한국과 아버지가 겪고 보았던 한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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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오페라 구경하고 왔다
.
베르디의 아이다를.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오페라 구경하러 가자고. 뜬금없이 오페라 구경이라니.
친구야, 입장료 굉장히 비싸잖아. 나 그런 돈 없다.”
라고 했더니 입장료 벌써 사뒀단다.
야 네가 얼마나 부자라서 내 입장료까지 사냐?”
막무가내로 표를 샀으니 저녁 시간 비워두라고 한다.
실은 나도 오페라 구경하고 싶다. 얼마 만인데. 독일에서
딱 한 번 구경한 뒤로 록 콘서트가 아닌 오페라를 구경한
적 없는데 그냥 모른척하고 따라가야지
.

친구가 나를 위해 오페라 표를 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스탄불 여행가기 전 친구의 환갑잔치가 있었다. 보통
친구라면 선물로
품권 사서 주면 되지만 이 친구는 정말
친하게 지내는 친구라 선물에 신경이 쓰였다
. 전화 걸어서
물어볼까
생각하다 전화 걸면 선물 필요 없다고 할 게 뻔한
일이라 생각하다 네덜란드에서 출판된 이창래의
항복자
책을 선물로 줬다
. 책만 주기가 뭐해서 상품권이랑 같이.

서구사회에서 한국전쟁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다
. 그러나 한국 전쟁을 아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설사 한국전쟁에
대해 알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에 삼팔선이 있다는 것과 아직도 한국이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대부분 유럽사람이 알고 있는 한국전쟁 전부다
.

이창래의 항복을 읽고 난 친구가 말했다. 왜 유럽에 한국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으냐고. 한국
전쟁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지만 왜 한반도에 전쟁에 일어났어야만 했는지 어떻게 전쟁이 종결되었는지
전쟁 중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신은 깊이 생각해본 적도 이에 대해 깊은 정보를 접해본 적도 없단다
.
한국인 친구가 있으면서도 한국전쟁이나 문화 그리고 한국의 풍습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친구는
말한다
. 사실 친구와 나는 한국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만나면 그저 사는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나도 한국전쟁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그저 부모님으로부터 주워들은 이야기나 책에서 가끔 만나는
한국전쟁에 대한 글이 전부다
. 친구의 말처럼 이제는 내 주위 사람과 한국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야 할 것 같다
.



친구 환갑잔치에서 만난 사람이 그러더라. 그날 날씨가 좋아 오늘 날씨 좋다고 했더니.
너희 나라는 맨날 여름이잖아.” 라고.
야 이 멍청이 같은 사람아! 한국에 여름만 있는줄 아냐?.
꽁꽁 얼어붙는 겨울도 있고 너희들은 감히 상상조차 못하는 붉은 단풍의 가을도 있다.
한국에 사계절이 있다는 거 기억 좀 해줄래.”

3달 동안 호주여행을 하고 돌아온 친구 딸이 찾아왔다. 엄마가 읽었던 "이창래의 항복자"를 보고 혹시
내게 이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있나 알고 싶단다
. 아직은 영어로밖에 출판되지 않은 이창래의 다른 작품
네이티브 스피커를 줬다
.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정책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 젊은 세대가 책으로나마 한국에
대해서
, 한국 전쟁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선뜩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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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 부정적인 말이 아닌데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에 화가
나거나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때가 있죠
. 우리가 외국인에게서 가장 많이 듣지만
제일 싫어하는
말이 무엇일까요
.

그것은 아마 외국인이 동양인을 처음 봤을 때  일본인과 중국인이냐는 말과 한국인이라고 말했을 때
남한에서
왔느냐 아니면 북한에서 왔느냐는 질문이라 생각해요
.

지금은 감각이 무디어졌는지 그들이 지나치며 하는 말에 신경 쓰지 않지만 처음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외국인이
하는  말을 듣고  


이 무식한 사람들아
! 지리, 역사공부 좀 하라고 톡 쏘아주고 싶을 때도 있었다.


동양인은 전부 일본인
,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툭하면 하는 말,

 

어디서 왔느냐?”

일본? 중국?”

심지어 베트남 타일랜드 필리핀 사람이냐 라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이곳에 워낙 일본과 중국이 잘 알려졌고
베트남전쟁으로 베트남은 다들 알고
, 알려진 나라라고 하더라도 한국인과 필리핀, 타일랜드인과는 분명히
생김새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묻는 사람을 보고 뭘 몰라도 정말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면
외국인들의 질문에 이해가 간다
.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피부가 희고 노랑머리 한 사람을 보고
모두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질 않았나
.

같은 외국인이지만 미국인과 유럽인 생김새, 생활방식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곳에 오랫동안 생활하고 있지만 실상 유럽인들의 생김새만 보고 그분들이  유럽 어느 나라 사람인지 잘
구별하지
못할 경우가 많이 있다
. 북구 인이나 남 유럽사람들 정도야 알아볼 수 있지만 같은 남부 유럽 사람들
중에 스페인
, 포르투갈, 그리스 사람들을 겉모습만 보고는 금방 알 수 없다. 언어를 듣고서야 비로소 그 사람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지만
.

 

두 번째 우리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외국인들의 남한 혹은 북한에서 왔느냐는 말이다. 이 말 참 듣기 싫어하죠. 그러나  이곳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당연한
질문이다
. 유럽의 나라 중에는 북한과 외교 하는 나라가 있으니 우리가 싫든 좋든 유럽인에게는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무식에서 온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아는 사실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영어로 표기할 때 Republic of Korea(ROK)라고 쓰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잖아요
.

 

몇 주 전 레이던을 여행하면서 어떤 분을 만났다. 건축물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그분이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아 그분 사진 찍기가 끝날 동안 한참을 기다렸다
. 사진을 다 찍고 난 그분이 저를 보고
일본에서 여행 왔느냐고
묻더군요
. 유럽 여행하면서 수천 번을 들었을 것 같은 똑같은 질문.
웃으면서 더치어로 한국인이다, 현재 네덜란드에 살고 있다고 웃으면서 가볍게 대답했죠.
예전 같았으면 그분을 째려봤겠지만.


 


아직도 한국이라면
6. 25 동란만 기억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30년 전 네덜란드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바라보던
눈은 이제 이 사회에서는 사라졌다
.  날마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한국상품을 두고  일본
제품인 줄 알고 지내는 사람들
,  한국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지만,  예전 듣기 싫었던
말들은 이제 그렇게 귀에 그슬리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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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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