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도 적용되는 더치페이


며칠 전 아들이 묻는다. 내년 9월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 멤버 로저 워터스(Roger 

Walters)의 더 월(The Wall) 콘서트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데 아느냐고. 금시

초문이다. 몇 주 전 딥 퍼플 공연도 하이네켄 

뮤직홀에서 열렸는데 소식을 너무 늦게 접해 

그 공연도 놓치고 올봄 시누이와 같이 가기로 

한 브루스 스프링스틴 공연도 표가 몇 시간 

만에 매진되는 바람에 못 갔다.


아들이 그런다. 표를 예악 하는데 엄마도 가고 

싶으면 같이 예약하자고. 좋은 생각이지. 이 공연 꼭 봐야 하거든. 내년 공연 뒤 또 언제 

로저 워터스를 볼 수 있을까?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두 아들과 표를 예약했다

젊고 건강한 두 녀석은 서서 공연을 구경하기로 하고 나는 좌석을 예약했다.


아들에게 입장료는 내가 낸다고 했다. 6월이 생일이었던 아들은 동남아 여행이라 축하

한다는 문자만 하나 보내고 해준 게 없었고 9월이 생일이던 아들은 내가 한국 여행 중이라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생일선물 대신 입장료를 아들 대신 내고 싶었다

아이들이 펄쩍 뛴다. “그걸 왜 엄마가 해? 더치페이 잊었어?”. 이유를 말해도 입장료는 각자 

부담이란다.




에든버러에서 산 트랜스아틀랜틱 프레스(Transatlantic Press)

출판사의 핑크 플로이드 사진 책이다.


간혹 이곳에서 동료나 아는 사람이 같이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가자고 할 때가 있다. 우리식

으로 생각하면 먼저 음식점에 가자고 한 사람이 돈을 지급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오산이다. 더치페이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이곳에서의 같이 가자.”라는 

레스토랑만 같이 갈 뿐 음식값은 각자 부담이라는 뜻이다. 같이 간다는 뜻과 한턱 쏜다 혹은 

초대는 전혀 다른 뜻이다.


네덜란드인은 친구나 동료에게 음식을 사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음식값은 자기가 낸다고 

상대방에게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다.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더치페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색한 방법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인의 철저한 더치페이는 이방인에게는 어색하고 인정머리 없는 생활방식이다. 하나 가족 

간에도 주고받음이 정확한 이곳 사람들에겐 아주 당연한 사고방식이며 또한, 몸에 밴 생활방식이다.


내년 9월에 있을 로저 워터스의 콘서트가 벌써 기다려진다. 내게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거장 콘서트를 기다리며 더치페이에 익숙한 아들의 사고방식과 아직도 정과 더치페이를 오가는 나의 

사고방식의 차이점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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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많은 분이  한 번쯤은  더치페이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다.

우리 문화로서는 실천하거나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이 더치페이는 이곳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또한 당연한 것으로 사람들은 생각한다.

만일 직장동료나 아는 이로부터 저녁식사를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이런 문화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초대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이곳에서 같이 식사 하자라는 말과 오늘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같이 식사하자, 커피를 마시러 가자는 의미는 음식점에서

같이 음식을 먹고, 커피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비용은 각자 부담이라는

뜻이고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거나 음료수를 산다는 말은  초대한 사람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뜻이다.

저녁식사를 초대하는 일조차 극히 드문 일이지만


이런 일은 비단 동료나 친구사이뿐만 아니라 친척들의 모임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한 해에 한 번씩 여자들만의 모임으로 동서, 시누이, 조카들과 함께

음식점에서 식사하지만 한 번도  이런 식의 계산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더치페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조차 없다
. 네덜란드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은 관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의 더치페이는 두 종류로 말할 수 있는데 각자 먹은 것만 계산할 때도 있지만,
친척이나 친구사이에서는 사람 수 대로 나누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보통 일어나는
일이다
. 이런 일은 사회 여러 면에서 볼 수 있는데 처음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이라던가
동거하는 사람들에게도 더치페이가 적용된다
. 상대방에게 물을 필요조차 없이

처음 데이트에 사용되는 비용은 대체로 각자 개인 부담이고 동거하는 사람들의 생활비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이 상례다
.

이것은 서로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지 말자는 뜻이 될 것이고, 동거하는 이로서는

나중 헤어지더라도 사용한 돈에 대해 일어나는 치열한 싸움을 미리 예방하자는데

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무척 매정한 사람들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타인에게 불필요한
부담감을 주지 않겠다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편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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