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여행기]
책과 재즈의 카페 스핀나토[Caffè Spinnato]
지금까지 많다면 많은 레스토랑을 가봤지만 트라파니의
스핀나토같은 레스토랑은 처음이다. 세상에는 고풍스러운
레스토랑, 멋진 실내장식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많은 레스토랑이 있겠지만 트라파니의 카페/레스토랑
스핀나토처럼 책으로 실내장식을 한 레스토랑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트라파니에는 작은 도시답지 않게 고급스러운 레스토랑도 제법
있고 피자, 쿠스쿠스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대체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레스토랑은 피하는지라 그날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이탈리아어가 유난히 많이 들리던
음식점을 발견했다. 이곳은 이 지역사람이 자주 오는 곳인 것 같다.
잔잔히 흐르는 재즈 음악으로 시칠리아식 해물요리를 먹고 있는데
문득 내가 아는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 보였다. 서점도 아닌 곳에 그것도 잡지가 아닌 책이 있다는
것도 특이했고 파울로 코엘료의 책만 있는 게 아니고 여러 권의 책이 레스토랑에 비치되어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책은 역시 달라이 라마의 서적. 벽에 배치된 책들을 보니 헤밍웨이의 책 등
여러 작가의 서적이 있다. 체 게바라, 마릴린 먼로의 책, 트와일라잇 등. 그 중에서 내 시선을 끈
책들은 역시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파울로 코엘료의 열렬한 팬인 것 같다.
내가 가진 책보다 훨씬 많은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이 이곳에 있다.
카페 주인인 젊은 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파울로 코엘료의 팬이냐고?”
그렇다고 한다.
코엘료의 책은 전부 읽었고 또한, 그의 작품을 무척 좋아한다고.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코엘료의 팬이라서 신기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서적, 자신이 읽은
책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또한, 책으로 실내장식을 했다는 것이 내겐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 또한 여행자가 느끼는 즐거움이리라.
트라파니에 머물면서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시칠리아의 기후에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스핀나토의
젊은 주인장과의 만남 그리고 책으로 실내장식을 한 특이한 레스토랑을 본 것으로 잠시 시칠리아의 뜨거운
태양을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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