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오페라 구경하고 왔다
.
베르디의 아이다를.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오페라 구경하러 가자고. 뜬금없이 오페라 구경이라니.
친구야, 입장료 굉장히 비싸잖아. 나 그런 돈 없다.”
라고 했더니 입장료 벌써 사뒀단다.
야 네가 얼마나 부자라서 내 입장료까지 사냐?”
막무가내로 표를 샀으니 저녁 시간 비워두라고 한다.
실은 나도 오페라 구경하고 싶다. 얼마 만인데. 독일에서
딱 한 번 구경한 뒤로 록 콘서트가 아닌 오페라를 구경한
적 없는데 그냥 모른척하고 따라가야지
.

친구가 나를 위해 오페라 표를 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스탄불 여행가기 전 친구의 환갑잔치가 있었다. 보통
친구라면 선물로
품권 사서 주면 되지만 이 친구는 정말
친하게 지내는 친구라 선물에 신경이 쓰였다
. 전화 걸어서
물어볼까
생각하다 전화 걸면 선물 필요 없다고 할 게 뻔한
일이라 생각하다 네덜란드에서 출판된 이창래의
항복자
책을 선물로 줬다
. 책만 주기가 뭐해서 상품권이랑 같이.

서구사회에서 한국전쟁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다
. 그러나 한국 전쟁을 아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설사 한국전쟁에
대해 알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에 삼팔선이 있다는 것과 아직도 한국이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대부분 유럽사람이 알고 있는 한국전쟁 전부다
.

이창래의 항복을 읽고 난 친구가 말했다. 왜 유럽에 한국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으냐고. 한국
전쟁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지만 왜 한반도에 전쟁에 일어났어야만 했는지 어떻게 전쟁이 종결되었는지
전쟁 중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신은 깊이 생각해본 적도 이에 대해 깊은 정보를 접해본 적도 없단다
.
한국인 친구가 있으면서도 한국전쟁이나 문화 그리고 한국의 풍습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친구는
말한다
. 사실 친구와 나는 한국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만나면 그저 사는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나도 한국전쟁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그저 부모님으로부터 주워들은 이야기나 책에서 가끔 만나는
한국전쟁에 대한 글이 전부다
. 친구의 말처럼 이제는 내 주위 사람과 한국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야 할 것 같다
.



친구 환갑잔치에서 만난 사람이 그러더라. 그날 날씨가 좋아 오늘 날씨 좋다고 했더니.
너희 나라는 맨날 여름이잖아.” 라고.
야 이 멍청이 같은 사람아! 한국에 여름만 있는줄 아냐?.
꽁꽁 얼어붙는 겨울도 있고 너희들은 감히 상상조차 못하는 붉은 단풍의 가을도 있다.
한국에 사계절이 있다는 거 기억 좀 해줄래.”

3달 동안 호주여행을 하고 돌아온 친구 딸이 찾아왔다. 엄마가 읽었던 "이창래의 항복자"를 보고 혹시
내게 이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있나 알고 싶단다
. 아직은 영어로밖에 출판되지 않은 이창래의 다른 작품
네이티브 스피커를 줬다
.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정책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 젊은 세대가 책으로나마 한국에
대해서
, 한국 전쟁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선뜩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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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mke


네덜란드에 소개되는
이창래의 항복자
[The surrendered]


한인작가 이창래의 항복자가 네덜란드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
. 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로 네덜란드
독자들에게 한국문학을 선보인 뒤 몇 달 되지 않아 또
한인작가 이창래 교수의 항복자가 네덜란드에 소개
된다는 사실은 아직 한국문학의 황무지라 할 수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이례적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아니고는 이곳에서 동양 문학작품을 접하기 어려운 사실로
본다면 이제 서구 문학계가 서서히 동양 특히 한국 문학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

이창래 작가는 네덜란드에서는 한국인으로 소개되지 않고
한국에서 출생한 미국작가로 소개되었고 실상 한국작가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 하나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라 할지라도 출생이 서울이라는 점과 그의 소설
항복자에 언급된 한국전쟁을 보며 네덜란드
독자들은 그가 미국시민임과 동시에 한국작가라고 생각한다
.

재미교포작가로서 3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는 작가는 어릴 때 작가의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항복자를 썼다고 한다. 소설에 나오는 세 명의 중요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전쟁
으로 삶에 찌든 사람들이다
. 자신의 안전을 위해 동생을 내팽개치고 달아난 소녀 준, 미국병사 핵터
그리고 선교사의 딸 실비의 삶이 그렇다
. 한국전쟁 당시 흔히 일어났던 일들이 아닌가.

작가 이창래 교수는 예일대와 오리건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5네이티브 스피커로 미국 문단에
등단했다
. 이 소설로 헤밍웨이재단상을 수상했고 그의 두 번째 소설 제스처 라이프로 아시아-아메리카
문학상도 받았다
. 그리고 2010년 출간된 항복자는 퓰리처상 소설부문에 수상후보자로도 선정되었다고
전해진다
.

지은이: 이창래, 네덜란드어 번역: Ronald Vlek,
네덜란드 제목: Overgave(항복자), 출판사: Atlas Amsterdam/Antwerpen

네덜란드작가들은 아직도 이차대전을 배경으로 작품을 쓴다. 그만큼 유럽에서의 이차대전, 히틀러의
나치 정권은 유럽인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이다
. 이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차대전이며 또한 작가들은 이 전쟁에서 많은 소재를 발견한다
. 그런
점에서 본다면 네덜란드 중년층이 기억하고 있는 한국전쟁을 토대로 등장인물들의 삶을 그려내는
이창래 교수의 신간
항복자는 네덜란드 독자들을 충분히 설레게 할 것이다.

토요일 서점에서 만났던 이창래 교수의 항복자. 유럽의 당당한 작가들 카를로스 루이스 자폰과 움베르토
에코와 나란히 진열대에 있던 이창래 교수의 항복자를 보면서 노벨상 시즌만 되면 무라카미 하루키를
거론하는 네덜란드 문단 인들의 태도가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

 

** 이 책의 출판 소식은 있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아직 이창래 작가의 책이 출판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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