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젊은 세대 얼마나

 

K 팝에 대해 알고 있나.

 

며칠 전에 아들이 내게 말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나와

같이 가기로 한 미국여행을 못 갈 것 같다고. 작년부터

계획하고 있던 미국여행을 못 간다니 조금 실망하고

또한, 못 가겠다는 이유가 궁금했다. 막내는 미국여행

대신 한국어학당을 가고 싶다고 한다. 몇 년 전 나와 같이

한국여행을 다녀온 뒤 한국어학당에 관해 관심이 있었지만,

아직 학생의 신분이라 여름이 아니면 불가능하여 몇 번

어학 과정을 미루고 있던 아들이었다. 아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어학당을 가겠다는 이유를 들어보니 주위 친구

때문인 것 같다.

 

올해 대학교를 졸업하는 막내아들 친구 중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처음에는 게임을 하면서 한국을 알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K팝으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다. 수학전공인 친구는 혼자서 한국어 공부도 한다.

 

네덜란드에 한류는 없다. K팝이나 한국드라마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체로 중국인, 인도네시아계

네덜란드인 그리고 소수의 터키인에 불과하다. 한국영화나 문학이라면 문제는 달라지지만,

네덜란드에서 K팝이 유행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국민 90% 이상이 네덜란드 대중가요를

듣지만, 그들이 말하는 불후의 명곡은 항상 록이니 K팝이 이곳이 소개된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그럼에도 아들 친구 두 명은 나보다 K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나도 아직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빅뱅이나 여성그룹도 알고 있으니.

 

아들의 이야기로는 K팝의 열렬한 팬인 두 친구가 졸업을 앞두고 한국을 여행한다고 한다.

인터넷으로만 아는 한국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래서 아들도 한국을 가려고

한단다.

 

 

 

우리 가족은 나 외에 아무도 한국어를 모른다. 아이들이 어릴 때 매년 한국을 가서 한국어를

조금씩 배워오지만, 주위에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으니 금방 잃어버리고 나 또한, 아이들에게

열심히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았다. 언어라는 게 많이 알면 좋치만 그렇다고 싫다는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 스스로 한국어를 배우겠다니 기특하지만 3

동안 얼마나 많은 한국어를 배워올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무튼, 친구가 간다니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셈이 된 아들의 한국여행, 이번 여행으로 한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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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하는 하산 씨 앞에서 부끄러웠던 사연

이스탄불에서 사흘 동안 호사스럽게 지냈던 호텔을
비워줘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 배낭여행 할 땐 절대
비싼 호텔을 숙소로 정하지 않지만
, 이스탄불에서
비즈니스라고 말하기엔 조금 거창한
, 개인 일이 아닌
일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비싼 일류 호텔에
지낼 수 있었던 것에 고맙게 생각하며 으스름한 저녁
시간 거리를 걸었다
. 혹시나 마음에 드는 호텔을 발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 한데 문득 낯에 익은 글자가 눈에
띄었다
. 터키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 이스탄불에서 한글로
쓰인 여행사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
호기심에 한글로 하나로 여행사라는 간판이 걸린 여행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 한글간판에 대한 호기심과 하루라도
빨리 복잡한 이스탄불을 떠나고 싶은 마음과 계획했던
여행을 시작할 생각에 혹시나 이곳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하고
.

여행사 사무실에는 터키인 두 명과 한국인 여행자가 서로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한데 직원으로 보이는
터키인이 유창한 한국어로 여행자에게 뭔가 설명해주고 있었다
.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은 더러 본 적이
있지만
, 억양마저도 완벽하게 한국인처럼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은 처음 만났다. 눈을 감고 그분이 하는
말을 들었다면 나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하산 씨를 한국인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

 

나를 빤히 쳐다보던 하산 씨가 내게 묻는다. 어떻게 왔는지, 자기가 도와줄 일이 있는지. 여행사에 들어올
때 한국어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해서였던지 그분이 묻는 말에 빨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
갑자기 한국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분명히 알고 싶었던 정보가 있었는데 마치 벙어리가 된 듯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 한국인이 나보다 더 한국어를 잘하는 하산 씨의 한국어에 완전 주눅이 들린 것이다.

나를 쳐다보고 있던 하산 씨가 옆 동료에게 뭐라고 말했다. 내가 한국인인 줄 알았는데 대답이 없으니
내가 다른 아시아에서 온 동양인인 줄 안 모양이다
. 그래서 옆에 있던 동료에게 이분을 도와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아닌데, 그게 아닌데.
저 한국인입니다. 하산 씨가 하도 한국어를 잘해서 놀랐고 그래서 갑자기 말문이 막혔어요.”
갑자기 한국어를 까먹었다고 말하는 나를 보며 웃는 그분에게 무척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제 나라말을 까먹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그게 사실인걸.

아직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어려운 단어나 표현하고자 하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구글이나 사전을
뒤져야만 하는 나와는 달리 한국에서 일 년 생활하면서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분에게 매우 부끄러웠다
.
물론 그는 직업상 한국여행자를 자주 만나고 나보다는 한국어를 할 기회가 많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한국어는 모국어인데 외국인인 그보다 내가 더 더듬거리고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실상
화도 좀 났다
.
그만큼 그는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했다.

터키의 남부와 서부를 여행하고 다시 이스탄불로 갔다. 그때도 그분이 운영하는 하나로 여행사 옆 동양호텔
이라는 곳에 머물렀다
. 무리해서 그랬던지 무릎이 붓고 통증도 있었다. 한국의 파스가 생각났다. 한국을
방문하면 고추장
, 고춧가루는 가져오지 않지만, 파스만은 꼭 챙겨오는데 신통하게도 파스를 붙이면 부은
무릎이 빨리 나았던 것 같아 이번에도 집에 두고 온 파스 생각이 간절했다
. 터키에도 우리나라 파스 비슷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산 씨에게 물었다
. 혹시 한국에서 파스라는 말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안다고 한다.
자기도 파스 사용한 적이 있다고.
그러면서 내게 야축을 사라고 한다.
그게 터키 파스 이름이었다.
신기하게도 터키 야축과 우리나라 파스가 똑같았다. 다음날 하산 씨가 물었다. 터키의 파스 효력이 어떠냐고.
야축덕분에 무릎이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입니다. 이제 아픈 무릎이 좋아졌으니 또 많이 걸으시겠네요?”라고 말한다.
한국의 파스를 안다는 하산 씨가 도무지 터키인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감기약, 아스피린 정도 아는 외국인은
있겠지만
, 한국의 파스까지 알고 있다니. 얼마나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이런 것도 알고 있을까.

고등어 샌드위치입니다. 고등어를 구워서 뼈를 발라 양파 등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
가격도 저렴하고 아주 맛있어요. 터키에 가시면 한 번 드셔보세요. 후회하지 않을꺼예요.

거리에 석류즙을 파는 이를 자주 봐요. 석류, 미용에도 좋다고 하죠.


하산 씨 형제가 운영하는 하나로 여행사

하산 씨는 2008 VJ 특공대라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한다. 터키를 여행하는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이분이 운영하는 여행사나 호텔에 숙소를 정하기도 하거니와 또한
, 터키를 여행하다 인사차 들리는
사람도 많이 있는 것 같았다
. 호텔에 비치된 방명록을 보니. 그만큼 한국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졌다는 뜻이고
또한
, 한국여행자와 따뜻한 정도 나누며 사는 것 같았다.

하나로 여행사에는 하산 씨의 형제 두 분 다 완벽한 한국어를 했다. 한국인보다 더 정확하고 표준말인 한국어로.
외국인이 하는 한국어 처음 듣는 게 아니다. 하나 터키에서 만난 두 형제의 완벽한 한국어는 나에게 또 다른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
모국어에 신경 쓰며 살자는 것.


P.S.: 하산 씨 형제 사진을 전부 날려버려 여행사 사진만 한 장 남았네요. 잘 생긴 분들이었는데.
다시 터키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때 다시 이곳에 들러 사진찍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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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양희은의 열렬한 팬

학창시절 만난 친구 외에 네덜란드에서 아주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다
. 외국에서 마음을
털어놓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를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이런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

나의 네덜란드 친구는 몇 년 전 남편을 잃었다.
아주 희귀한 병을 앓고 있던 남편을 먼저 보냈던
것이다
. 장례식 절차에 대해 장례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는 장례미사와 화장터에서 들려줄
음악에 고민하고 있었다
. 성당에서 치르는
장례미사 때 들려줄 음악으로 신부님과 한바탕
싸움을 하고 끝내 성당에서
CD를 틀어 음악을
들려줄 수 없다는 신부님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던 친구는 화장터에서 들려줄
4곡의 음악을 찾아냈다고 했다.
친구 남편이 좋아했던 베토벤 교향곡 제2, 2개의 네덜란드 음악 그리고
양희은의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였다
.

양희은씨가 부른 저 높은 곳을 향하여는 한국음악이 아니다. 하이어 그라운드 작사의
찬송가로 불리는 노래를 양희은씨가 부른 것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양희은씨의
CD
이 노래가 있었다
.

햇살이 내리 쬐던 어느 날 친구가 놀러 왔었다. 한 잔의 커피와 양희은씨의 아침이슬을 듣고
있던 나를 찾아왔던 친구는 양희은의 노래가 무척 서정적이라고 말했다
. 노래가 시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 비록 한국어를 몰라 가사를 이해할 수 없는 친구였지만 양희은의 노래는
그녀의 가슴에 깊이 와 닿았던 것이다
. 그 후 내게 빌려간 CD로 그녀는 양희은의 노래를
알았고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는 남편의 장례식에서  양희은의 노래를 들려줄 만큼
열렬한 양희은씨의 팬이 되었다
.
 



화장터에서 들려준 양희은이 부른 노래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한국의 노래를 네덜란드 화장터에서 듣던 사람들은 이 뜻도 알 수 없는 노래가 어느
나라 노랜지 무척 궁금해 했다
. 어디서 들었던 기억은 나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한국의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다들 놀랐고 친구의 음악선택에 무척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

왜 양희은씨의 노래를 선택했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친구는 말했다. 남편을 보내는 친구의 마음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노래가 양희은씨의
저 높은 곳을 향하여였다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두어 날마다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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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통곡하게 한 한인타운 정자와
워싱턴 왕벚나무

 

뉴욕에서 생활하시는 분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선물은 세계를 향해 바로 서라/Stand Up to the World!”라는
책이었습니다
. 알고 계시는 분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한국 이미지 개선을 위해 활동하시는 강우성씨
그분이 쓰신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 강우성씨는 책에 지금까지
한국인으로서 미국에 거주하면서 보고 느낀 점과 왜 우리가 현재
일어나는 문화전쟁에 적극적으로 일본과 중국처럼 대응하여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

 

그분의 책 속에서 특히 가슴에 와 닿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행해지는 벚꽃 축제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 100여 년 전 도쿄시장이 3,000여 그루의 벚나무를

워싱턴에 기증한 후 발생한 축제는 지금 세계 각처의 사람들이 워싱턴
포토맥 강변으로 방문한다고 합니다
. 이 벚꽃 축제를 보고자.
벚꽃은 일본의 상징이지요.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벚꽃을 구경하려고  워싱턴으로 여행하는
일 이상할 것 없겠지요
. 하나 100여 년 전 도쿄시장이 기증한
이 왕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라고
합니다
. 포토맥 강변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이 왕벚꽃을 보고
원산지가 한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 이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일본 꽃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또다시 우리
것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 세계 각처에 피어 있는 벚꽃을 보고 사람들은 일본을
생각합니다
. 벚꽃이라면 일본을 연상하지요. 이제 원산지가 한국인 이 왕벚꽃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가 되고 말았습니다
.


 

저희 집에도 이웃집에도 무궁화 나무가 있습니다. 한국보다 유럽에서 이 무궁화꽃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 이 꽃이 피면 저는 한국을 생각합니다. 무궁화는 우리 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무궁화를 보는 외국인이 이 꽃이 한국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
한 그루의 나무로도 나라를 홍보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일본의
꽃이 되어버린
이 왕벚꽃나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을 책 속에서 만났습니다.
2006
LA 코리아타운에 세워진 한국 정자 다울정에 대한 슬픈 이야기였지요. 어렵게 마련된
이 정자는
2009년 경비 대금 지연으로
자물쇠가 채워졌다고 합니다. 일반인의 출입도 봉쇄했다고
합니다
. 그나마 어렵게 만들어진 미국 속의 한국의 모습이 자물쇠가 채워진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 이제 LA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이 정자의 모습에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이며 그들은
코리아타운에서 어떤 한국의 모습을
보고 갈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지극히 간단한 예지만 이처럼 일본은 자국의 이미지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잠만
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 외국인에게 우리를 상징하는 아무런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것입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많이 알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한복, 김치, 불고기 그러나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한국전쟁, 판문점, 38

이렇게 우리가 아는 한국과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의 모습은 다릅니다.

100여 년 전 일본이 걸었던 그 길을 우리는 뛰어야 할 것입니다.


 

강우성씨는 한국 알리기 프로젝트에서

김치가 기무치가 아닌 김치로 세계에 알려지기 원하며

막걸리가 라이스 와인이 아닌 한국의 술 막걸리로 당당하게 세계에 알려지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김치는 김치로, 막걸리는 막걸리로, 고추장은 고추장으로 한국의 명품 한글로 표기되길 원하고

또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우리 모두의 자랑인 한글이 세계에 알려지길 원하고 있었지요.

독도가 다케시마로 변하길 원하시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이런 일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됩니다.

 

강우성씨 감사합니다. 좋은 책 접할 기회를 주셔서.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한인 학생들에게

수고하신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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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인들은 결혼 12.5주년, 25주년이 되면
제법 큰 결혼기념일 파티를 엽니다
.

결혼 50주년, 60주년은 더 성대히 치러지기도
하지만 결혼을 늦게 하는 이곳 사람들에겐

50, 60주년 결혼기념일 파티는 이제 보기 드문
행사로 되었지요
. 이 결혼기념일 파티에
간혹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 그것은 결혼식에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파티 때 입는 모습이랍니다
.
결혼 전 간직하던 날씬한 몸매는 사라져 제대로
맞지 않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한바탕 웃으며 결혼식을
하던 그 당시를 회상하며 즐기기도 하지요
.
그 드레스를 입다가 몸에 맞지 않아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

 

오늘은 문득 장롱 속에 잠들고 있는 제 한복을 바라보며
전통혼례식은 올리지 못했으나 웨딩드레스와 한복을 입었던 결혼식이 생각나기도 하고
성스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본 것이 의상이라 오랫동안 쳐다보지 않았던 장롱 속의
제 한복에 한층 눈길이 간 것이지요
. 한국을 방문하고 이곳 친척들에게 한복을 선물 줬던
일이 생각납니다
. 한복을 선물 받고 과연 좋아할까라는 의심도 했지만
막상 한복이 들어
있는 제 선물보따리를 풀자마자 환호성을 올리던 조카
, 시누이, 동서의 모습에
기뻤지요.
꼬맹이던 조카, 그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던 조카는 단지 숙모가

선물을 줬다는 기쁨에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서 자랑도 했다고 합니다. 20년이 지난 오늘까지

조카는 그 한복을 간직하고 있지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한복 입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양의상보다 활동하기가

불편해서 선뜻 입을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예쁜 옷을 왜 감춰두고만 있느냐는

친구의 성화에도 아랑곳없이. 주인이 찾아와 주기만 기다리던 한복은 오늘도 예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주인에게 원망도 하지 않고 말입니다.


간절곶에서
 

문득 이 한복을 바라보면서 , 내가 너무 오랫동안 한국인임을 잊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네덜란드어를 찾으려고 사전을 보는 게 아니라 한국어가 빨리 생각나지 않아

한국어 사전을 찾는 생활을 하고 있으니 참 기가 막힙니다. 장롱 속 제 한복처럼 한국어도 그렇게

잊고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이 아름다운 한복을 종종 입어봐야겠습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에 눈길을 돌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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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대학교] 레이던대학교[Leiden University]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같은 동족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 대해 조금이나마  흥미를 느끼고 있거나
우리나라의 역사
,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비록 깊은 지식은 가지고 있지
않으나 한국 어디 어디를 방문해본 적이 있다든지
, 무슨 음식을 먹어봤는데 맛이 있었다든지 하는
지극히 단순한 대화로도 몇 년 지기 친구를 만난 것처럼 정이 간다
. 이것은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

 

네덜란드에 유일하게 한국어과가 있는 대학이 있다. 유럽에서 잘 알려진, 대학도시 레이던의 레이던
대학교
. 대체로 아시아인이라면 일본인, 중국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곳에,  네덜란드에서도 가장  오래된
대학교에 한국어과가 있다는 사실은 새삼 내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1575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네덜란드 왕실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50개의 학과와 150개의 학부가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중에는
입양인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것은  모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입양인들에게 좋은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언어를 해외에 알리는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지금까지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번역된 일본문학, 중국문학은 제법 접해 보고 이곳 문단에서도 일본
작가
, 중국작가들을 거론하는 것은 들어봤으나 우리나라 문학을 알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던
것 같다
. 이곳에서 번역된 우리나라의 책이 있다면
황석영 씨의 한씨 연대기가 유일한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번역한 사람 중에 한 사람도
입양인으로서 레이던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던 분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를 가진 우리나라의 언어에 대한 홍보 또한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노벨문학상이 거론될때마다 일본작가 무라까미 하루끼의 이름을 많이 언급하던 것
같던데 우리나라에도 좋은 작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에서는 한국작가들의 이름을 많이 언급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이것은 아직도 한국어, 한국문학이 서구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

 


레이던시를 대학도시라 부르듯이
, 우리나라처럼 캠퍼스가 있는 대학교가 별로 없는 이곳은
도시 전체가
마치 대학교처럼 가는 곳마다
, 거리마다 대학건물들을 만난다.

단지 한국어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를 반겨주던 것 같던 레이던시.

이 도시에서 누군가가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비록 소수  학생이 한국어를 공부한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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